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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블로그에서 썼던 것 처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냉면인데, 냉면은 역시 소스맛이지, 혹은 식초나 겨자맛이지 하며 함흥냉면이 냉면 중 으뜸이라고 생각했다.

 

마포에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얼마 전 몇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언급되었던 평양냉면이 생각나서 을밀대에 가기로 했다.

 

 

마포나 공덕역 주변이 많이 번화되어 유명 맛집도 많이 들어오고, 빠르게 도시화 되었지만, 이 골목은 아주 오래 전 시장의 모습을 하고있다. 그래서 뭔가 더 전통있는 오래된 맛집의 분위기가 풍겼다.

 

 

초록색 전등은 뭔가 언밸런스 하면서도 '이곳이 이 골목의 랜드마크다' 라고 나타내는 것 같다.

방문한 시간은 평일 저녁 8시쯤 되었는데, 줄을 서서 먹진 않았지만 자리가 거의 꽉 차있었다.

 

 

대표메뉴인 물냉면은 11,000원이고 비빔냄면도 가격은 같다. 나는 물냉면과 녹두전을 시켰다.

 

 

역시 냉면의 시작은 육수. 옆 테이블을 보니 육수에 후추를 뿌려드시길래 따라해봤다. '역시 맑은 국물엔 후추다'

 

 

테이블에는 소금과 식초, 후추, 간장이 준비되어있는데, 녹두전을 시켰기때문에 간장종지에 미리 간장을 부어 준비해놨다.

 

 

곧 이어 나온 김치와 무생채, 겨자와 송송 썰은 파. 김치는 크게 특별할게 없는 평범한 김치였다.

 

 

곧 이어 나온 녹두전.  사실 녹두전을 받고나서 너무나 작은 크기에 놀랐다. CD 한장정도의 크기밖에 안된다. 하지만 메인요리가 따로 있기 때문에 에피타이저로는 괜찮았다.

 

 

여섯 조각 정도로 잘랐는데 한 조각에 이 크기. 하지만 녹두전이 아주 바삭하면서 부드럽고 담백해서 맛있긴 하다. 먹으면서 막걸리 한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다리던 냉면이 나왔다. 고급스럽거나 식욕이 돋는 느낌보다는 깔끔하고 담백해보인다. 양도 생각보다 많아서 시키기 전에 사리추가를 할까 했던 생각이 더이상 나지않았다.

 

 

냉면의 면은 쫄깃한 느낌보다 약간 꼬들꼬들한 느낌이고, 굴물은 한입 먹자마자 정말 깜짝놀랐다.

간이 약하고 짠맛이나 신맛 등이 거의 느껴지지 않은데도 너무 맛있었다. 시원하고 맑은 갈비탕 국물을 먹는 느낌.

 

고명으로 쓰는 편육도 얇지만 부드럽게 잘 삶아내서 아주 맛있었다. 꽤 큰 사이즈 고기가 두장 올라간다.

 

 

오늘도 역시나 국물까지 싹 비웠다. 함흥냉면과는 또 다른 매력이라서 순간 앞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평양냉면으로 해야할지 함흥냉면으로 해야 할지 고민했다. 맑은 육수에 간도 거의 되어있지 않는데 자꾸 손이 가고 입맛이 당기는 이유가 정말 신기했다.

 

전국에 몇군데 냉면 맛집을 가봤지만 내가 먹어본 냉면중에 가장 담백하고 깔끔했다.

 

거의 다 먹어갈 쯤 옆에 준비되어있던 식초와 겨자를 조금씩 넣어봤는데, 절대 식초와 겨자를 넣지 않기를 추천한다. 담백한 육수맛이 한순간에 분식집 냉면과 같은 맛으로 변한다.

 

 

평양 냉면을 아직 못먹어봤거나, 다른곳의 평양냉면에 실망했다면 마포에 있는 을밀대 본점에 꼭 방문 해보길 추천한다.

서울에 분점이 몇군데 있지만 역시나 오리지날리티를 느껴보기 위해서라면 이곳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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